"저... 들어가도 될까요?" "그래." 들어와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지자 이치니가 부탁한 서류를 든 채 살며시 장지문을 열었어요. 호랑이들에게는 잠시만 방 밖에 있어달라고 일러둔 후 조심스럽게 방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주인님께 다가갔어요. 주인님은 오늘도 책상에 서류를 책상에 산더미처럼 쌓은 후 열심히 업무를 보고 계셔요. 주인님의 오른편에는 보랏빗 도자...
3월 28일 이치고히토후리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그도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나 보군. 이해한다. 지금 가장 동요하고 있는 자들은 주인의 호신도를 자처하던 단도들이니까. 그 중에 그의 동생이 상당 수 포함되어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지. 그렇게 감쪽같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저녁 점호를 위해 모두 모였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
톤보키리는 붉고 질척질척한 길을 그저 걷고 또 걸었다.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피와 살을 덕지덕지 붙여 놓은듯 어둡고 습했다. 기분 나쁠정도로 푹신한 바닥과 코를 파고드는 익숙한 비린내를 견뎌나가는 그는 누군가의 손을 목숨줄이라도 된 양 꽉 붙들고 있었는데, 손을 잡힌 사람은 톤보키리보다 한 발짝 뒤에서 톤보키리에게 끌려가다시피 나아갔다. 톤보키리는...
당신은 거대한 철제 문 앞에 서 있다. 달빛조차 구름에 가려 캄캄한 밤에 산길을 몇개나 넘어 온 당신의 목적지는 호텔 혼마루, 이곳이다. 혼마루라는 이름과 다르게 쇠창살 같은 울타리 너머에 보이는건 웅장한 서양식 저택이다. 호텔이라는 명칭도 의심스러운게, 그저 누군가의 사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제 뭘 하면 되는걸까. 당신은 그 자리에 오도카니 서서 문...
아무래도 전생에서 못다한 과업을 지금 끝내라는 모양이다. * 다시 만난 옛 동료들과 못다한 일을 끝내는 이야기. * 오리지널 주인공(전 사니와) 출현 * 정말 뭐든지 나오니 뭐든지 괜찮다면 봐주세요. * 환생, 현패러 * 동인설정 듬뿍 * 개그와 시리어스를 넘나드는 막장전개 주의 * 이 연성은 2차 창작이므로 실제 게임과는 설정이나 캐릭터의 성격 등이 다소...
아침이다. 간만에 제대로 쉬니까 의욕이 좀 살아나는 것 같다. 오늘 오전은 서점 아르바이트가 있으니 조사를 하려면 오후에 해야 할 것 같다. 이 서점에서 일하게 된 것은 이 서점의 분위기에 반해서 그런 것도 있다. 다른 대형 서점처럼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헌 책도 취급하는 아늑하고 작은 서점이다. 나는 책장 너머에 있는 큰 창문에서 쏟아지는 가을 아침 햇...
“...어떤 회의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냥 가겠다고 하는 편이 의심을 덜 사겠지만 뭔지도 모르고 간다고 했다가 정작 회의에 나타나지 않으면 더 곤란해지겠지. 그냥 잊어버렸다고 하자. “...키득. 아니에요. 회의 같은 건 없어요. 그래도 여태까지의 보고는 최대한 빨리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만.” 전화는 저쪽에서 먼저 끊어졌다. 어떻게 잘... 된...
“...네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흐음. 생각해보니 나오지 않으셔도 되겠네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 그럼 안녕히.” 전화는 저쪽에서 먼저 끊어졌다. 어떻게 잘... 된건가?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살짝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움직여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별것 아닌 일일 수도 있는데 왜 이렇게 긴장 한걸까. “주인님, 역...
...이런 때도 배는 고프다.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지. 이 근처에는 내가 택배를 받았던 편의점이 있다. 운이 좋다면 그 알바생을 다시 만나서 택배에 대해 뭔가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아, 학생. 오랜만이네.” “안녕하세요.” 편의점에 들어서자 나를 반겨준 사람은 자주 보던 아주머니다. 저번에 그 알바생이 다음에 오면 없을 거라고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휴대폰이 고장 난 이상, 정보를 얻으려면 PC방에 들리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여기서도, 서점에서도 멀지 않은 곳이다. 이 길을 따라 약간만 걸으면 나온다. “주인!” “위험하다!” “...!” 우구이스마루와 호타루마루가 한꺼번에 외쳐댔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기도 전, 옆구리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다리가 풀려 넘어지면서 차가운 시멘트 바닥...
코 앞까지 밀려오는 연기가 내 목을 조른다. 저 멀리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대답할 수 없다. 주변은 온통 붉으면서 검다. 뜨거워. 화염은 피빛 혀를 날름거리며 닿는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생리적인 눈물이 흘러나온다. 누군가, 누군가- “주인. 일어나아. 다 왔어요-” 호타루마루가 깨우는 소리가 옅게 들렸다. 잠자리가 사나웠다. 뭔가 숨이 막혔던 것...
“기억해야 해...” 무섭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덮쳐온다. 무언가를 잊고 있어. 잊으면 안되는데. 어제 꾼 꿈. 거기서 나온 사람은 초기도였어. 그게 뭐지? 온몸이 쑤셔온다. 베이고, 찔리고, 조각나는 느낌이 든다. 눈을 감고 얼굴을 무릎 사이에 묻은 채로 웅크리니 낯선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든다. 살아남아. 살아남으라고 했어. 그런데 누가? 내가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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