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 끼었다. 확실히 이런 상황은 그렇게 표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 아침부터 리포트 작성을 재촉받아 담당자와 한바탕 입씨름을 벌이질 않나, 예상치 못한 강적을 만나 부대장이 치명상을 입어 중간에 퇴각시켜야하는 상황에 놓이질 않나. 결국 밤을 꼬박 새서 부대원들을 수리실에 밀어 넣고 한참을 수리만 했다. 그리고 새벽이 지나 낮이 밝아올 때 쯤에는 은사가...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몸이 피하는게 먼저였다. 땅을 한 바퀴 힘차게 구른 도다누키의 옆으로 벽 파편이 날아와 꽂혔다. 곧바로 몸을 일으켜 부가적으로 날아오는 작은 파편들도 피한 도다누키는 반사적으로 시선을 사니와의 방으로 향했다. 검은 가시. 검은 가시들이 고슴도치의 등을 그려냈다. 다만 가시들이 돋아있는 곳은 사니와의 방이고...
어제 하루종일 출진과 원정을 반복한 도다누키는 베게에 얼굴을 묻고 이불을 단단히 두르고 있었다. P는 이불 너머로 도다누키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도다누키. 자?” “으윽. 누구야... 난 오늘 일정 없단말이야...”“네 주인.” 도다누키는 주인이라는 말에 반응해 튀어오르듯이 윗 몸을 일으켰다. 휙 소리가 나도록 고개를 돌려 P의 얼굴을 확인한 도다누키...
2250년 9월 22일19시 56분경 *****번 혼마루의 콘노스케로부터의 통신을 받고 사니와 B, 사니와 C, 담당자 A에게 연락.20시 23분경 *****번 혼마루에 도착. 수리실을 침식한 검은 것을 포착. 최근 퍼지고 있는 문양에서 비롯된것으로 추정.21시 02분 상황 제압. 검은 것의 소멸을 확인. *****번 혼마루의 주인인 사니와 L의 시신과 곁...
킷코는 귀환하는 내내 누더기가 된 모습과는 상반되는 상쾌한 표정을 지었다. 쇼쿠다이키리는 심호흡을 깊게 한 뒤 혼마루로 향하는 게이트를 넘었고 그 뒤를 킷코가 따랐다. 게이트를 넘자 타이코가네는 쇼쿠다이키리를 향하여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보냈지만 이내 킷코의 상태를 보고 얼굴을 굳혔다. L은 킷코의 상태를 보자마자 한달음에 달려와 킷코의 상태를 자세히 살...
쇼쿠다이키리 미츠타다는 부엌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실험해 보는 중이었다. 혼마루의 식사는 식신이 만든 것을 시간에 맞춰 배식하는 방식이지만 요리를 취미로 즐기는 남사들이나 배식만으로는 부족한 남사들을 위해 부엌은 항상 개방 되어있다. 쇼쿠다이키리는 달걀을 조심스럽게 깨고 흰자에서 노른자를 분리 한 후 흰자를 열심히 젓기 시작했다. 이번에 만들 것은 마카롱. ...
2250년 9월 22일L: Q 언니랑 B 오빠 요즘 바쁜가봐? 9:56 AMC: 저번에 파견 나간데서 문제가 생겼다고 하던데요. 그나저나 L 돌아왔네요. 본가는 어땠어요? 9:56 AML: 항상 똑같지. 돌아온지는 며칠 됐어. 하치스카랑 히게키리의 리포트도 다 썼는 걸. 그런데 이건 왜 필요한거야? 도검남사의 기본적인 데이터는 콘노스케를 통해 수집하고 있잖...
오늘은 Q의 사니와 부임일이다. Q는 이제부터 일어날 일들이 꽤나 기대되었다. Q가 채우게 될 자리의 전임자가 업무중 안타까운 사고로 사망 했다는 사실과 Q 역시 그만큼 위험한 일을 맡게 됐다는 사실은 Q 에게 있어 중요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사니와 Q님. 저는 사니와님의 업무를 도와드릴 식신 콘노스케 입니다. 사니와님은 이제부터 앞에 놓인 다섯 자루의...
2250년 9월 19일B: 그럼 다들 하치스카의 리포트는 제출한거야? 1:22 PM Q: 내가 확인해봤을땐 L이랑 P교수님도 제출하셨던데. 1:22 PM C: 그럼 다음은 누구로 하지? 1:23 PM Q: 이럴 땐 그거지. 1:23 PM C: 뭔데? 1:23 PM Q: 주사위! 굴리고 올게! 1:23 PM결과 발표! 겐지의 중보, 히게키리야! 1:31 PM...
불쾌하게 지직거리는 소리 사이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아. 이건 이렇게 작동 하는건가. 뭐 상관 없겠지. 어차피 누군가 들어주지도 않을테니. 무언가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적이 있나. 이미 그것을 놓아 버리는게 모두를 위한 일 임을 알면서도, 여태까지 해온 노력이 아까워서 포기하지 못 한적은 없나. 나는 지금 아집만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미 내 ...
하치스카와는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온 만큼 여러 모습을 봤다고 자부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나가소네와의 관계는 아직도 잘 모르겠단말이지. 일단 둘이 만나야 뭘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둘은 서로를 묘하게 피한다. 정확히는 하치스카 쪽에서 그러는 거에 가깝지만. 우라시마와 있을 때에는 그나마 나은 것 같아보여도 우라시마를 통해서만 소통한다. 우라시마는 ...
사니와 Q는 단도실 앞에 섰다. 설마 검비위사가 드롭하는 검이 겐지의 보배들로 바뀔 때 까지 우라시마가 한 자루도 나오지 않을 줄은 몰랐다. 나가소네는 간간히 나오기는 했지만... 나가소네만으로 1부대부터 4부대까지 꾸릴 수 있을쯤 되니까 하치스카의 눈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래. 동생이 좀, 아니 많이 보고싶을 수도 있지. 하지만 정원에 있는 정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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